미국 아티라 파마, ‘포스고니메톤’ 알츠하이머 환자 임상 2상 실패

치매는 정복될 수 있을까. 초대형 제약사(빅파마)들의 치료제 개발 노력에도 괄목할 만한 개발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아티라 파마(Athira Pharma)의 알츠하이머 표적치료제 ‘포스고니메톤’(Fosgonimeton)이 임상 2상 시험에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알츠하이머는 흔히 치매로 연결된다고 보고 알츠하이머성 치매라고 불린다. 현재는 병의 발병시기나 확산 시기를 늦추는 대증요법으로 대응하는 추세이나 전문가들은 이번 세기 안에는 알츠하이머, 즉 치매를 정복할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아티라 파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주목받는 연구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아티라 파마는 자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포스고니메톤’이 임상 2상 시험(시험명: ACT-AD)에서 1차 평가변수가 허가 당국에 의해 충족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많은 알츠하이머 환자가 기대를 걸고 지켜본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개발 중인 아밀로이드 표적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 ‘크레네주맙’(crenezumab) 역시 임상 3상 시험의 문턱을 넘지 못한 데 이어 나온 소식이었다.

아티라 파마의 연구는 미국과 호주에서 경증~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77명에게 26주간 ‘포스고니메톤’ 40mg과 70mg을 투여해 플라시보(위약)와 비교·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에서 환자들의 60%는 표준 치료요법인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AChEI)와 함께 투여받았으며, 1차 평가변수는 사건 관련 전위(EPR) P300 지표의 변화였다.

아티라 파마 측이 전한 바에 따르면, ‘포스고니메톤’은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관찰된 심각한 이상반응이 없었으며, 흔하게 발견된 이상반응은 주사 부위 통증 정도였다.

한스 뫼비우스(Hans Moebius) 아티라 파마 최고의료책임자(CMO)는 “비록 1차 평가변수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하위 그룹 분석에서 AChEI와 함께 투여 시 ‘포스고니메톤’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여러 기관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고니메톤’은 뇌혈관장벽 투과율을 올린 소분자 화합물의 일종이다. 중추신경계에서 발현되는 간세포성장인자(HGF)와 신경세포에 분포하는 MET 단백질 수용체의 신호전달 과정을 표적 및 활성을 유도하는 작용 기전을 가졌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포스고니메톤’ 단독요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LIFT-AD)의 결과가 향후 ‘포스고니메톤’의 최종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연구는 미국에서 경증 및 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시행 중으로, 아티라 파마는 연내 환자 등록을 완료해 임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치매의 주원인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는 현재까지도 완치를 꿈꿀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설명한 대로 증상의 속도를 늦추는 대증요법에 따른 치료제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많은 제약사가 완치제를 개발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로는 △일본 에자이의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피질) △스위스 노바티스의 ‘엑셀론’(성분명: 리바스티그민)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라자다인’(성분명: 갈란타민) △아일랜드 앨러간의 ‘나멘다’(성분명: 메만틴) △미국 화이자 자회사 워너 램버트의 ‘코그넥스’(성분명: 타크린) 등이 있다.

아티라 파마사가 개발하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HGF·MET 신호전달과정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포스고니메톤’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 주목받았지만, 이번 임상 실패로 ‘포스고니메톤’의 앞날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아티라 파마사는 ‘포스고니메톤’ 단독요법 3차 임상에 회사의 많은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노력이 개발 성공이란 결과를 불러올지 눈길이 모아진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한 제약사는 엄청난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와 더불어 ‘기억을 가로채는 몹쓸 병’인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정복했다는 명예를 함께 거둘 수 있다.

한 제약 관계자는 “세계적인 빅파마들이 알츠하이머를 정복하기 위해 숱한 노력과 자원을 들이는 상황이지만 완치제라고 불릴 만한 약제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소중한 기억을 앗아가는 병인 만큼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국내 제약사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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